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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에 잡히는 경제 인터뷰 원고
    My World 2011. 5. 21. 09:55
    1. 프로그램명: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2. 방송일시: 2011년 5월 21일(토) 오전 8시 15분부터

    3. 진행자: 홍기빈 소장(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6. 담당작가: 이병관       담당PD: 손한서PD

    7. 질문 : 


    1. 단수 사태를 겪고 있던 구미 시민들에게 식수를 직접 전달한 사실이 알 자지라 방송에도 나왔더군요. 

    네, 18일 새벽에 영국 유학생 소개로 알자지라 기자로부터 직접 인터뷰 신청이 왔었습니다. 이메일로 간단히 설명해달라고 해서 제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과 사진을 볼 수 있는 링크 그리고 간단한 설명도 보냈더니 제 트위터와 블로그 사진을 화면에 보여주며 설명하더군요.
     
    2. 식수를 전달할 생각과 실행은 어떻게 하시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과정)

    트위터에서 구미 소식이 간간히 들리긴 했지만, 얼마나 심각한 지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구미지역 선출직 공직자들이 하루 빨리 움직여주기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긴 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날짜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구미 시민이 트위터에 구미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구미시민들의 사연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 가기 어려운 사연, 씻지 못해 고통스런 사연 등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번 일본 대지진때 트위터 구호 활동을 펼친 경험이 있던 김성주씨께 방법을 물어봤습니다. 구미 시민들에게 물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법은 뭔지 물었습니다. 김성주씨는 직접 물을 사서 전달하자고 제안했고, 저는 곧바로 당직 근무 마치는데로 아버지와 함께 트럭을 몰고 구미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제가 출발하는 과정을 트위터에 계속 올리니까 많은 분들이 같이 못가서 미안하다며 현금을 부치고 싶다고 해서 통장을 하나 개설했더니 한 시간여만에 150만원이 모였습니다. 그 돈으로 생수 2리터짜리 2천병을 사서 구미시민들에게 돌렸는데, 돌리고 나서도 150만원이 통장에 그대로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또 그 만큼 입금을 한거죠. 그래서 다음날도 원정대를 꾸려서 다시 출발하게 됐고, 천 5백병을 물이 필요한 구미시민들께 전달했습니다.

     
    3. 구미 시민들은 깜짝 놀랐겠어요..(반응.. 이후..)

    구미 시민들의 반응은 도대체 우리가 누구냐는 거부터 가장 궁금해했습니다. 어느 단체냐? MBC 기자라고 하니까, MBC에서 생수 나눠주는 걸로 아는 분도 있었고요. 트위터를 아는 분들은 거의 없어서 그냥 인터넷에서 자발적인 성금이 모여 우리가 나눠주러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가 있는 동안 일부지역에 물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근데 흙탕물이 계속 나와서 분유 먹이는 엄마들이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구미에 도착하자마자 우유배달하듯이 그분들이 알려준 집주소로 생수를 현관앞에 쌓아뒀습니다. 그랬더니 트위터나 휴대폰 문자로 고맙다는 얘기 많이 해주셨고요. 또 어떤 구미 시민은 우리를 물 산타에 비유하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4. 트위터나 페이스 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SNS를 열심히 하시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한 겁니까?

    2009년 7월쯤이었습니다. 그때 동료 기자 소개로 트위터를 알게됐고, 스마트폰을 사면서 더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하게 됐습니다.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같이 시작은 했는데, 환경이 좀 복잡해서 한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올해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그룹이라는 인터넷카페 같은 기능이 있는데요. 트위터에서 알던 분들과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면서 페이스북도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5. 박대용 기자를 팔로워도 하는 분들, 그러니까 박대용 기자가 올린 글이나 정보를 읽으면서 서로 소통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미난 일도 많겠어요.

     거의 매일 같이 재미난 일이 생기죠. 최근에는 생수 원정대가 그런 사례가 될 거고요. 지난 4월 27일 보궐선거때도 뉴스를 통해 전해주지 못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트위터를 통해 전달되곤 했습니다.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MBC 사장 출신 두 분이 경쟁을 벌였는데요, 트위터에 TV 토론을 생중계해서 외지에 계신 분들까지도 강원도지사 선거에 관심을 보였을 정도였습니다.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라든가 후보들의 발언, 불법선거운동 사례 등에 대해 트위터 팔로워들과 함께 웃기도 하고, 함께 비판도 하며 선거가 재미있는 축제같은 것이라는 기분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일례로 강릉에서 있었던 펜션 불법선거운동 보도의 경우, 제가 트위터에 강릉MBC 기사를 링크했더니 조회수가 하룻밤새 6500건을 넘었습니다. 사실 강릉MBC 기사 조회수가 백건을 넘는 경우가 잘 없거든요. 그래서 강릉MBC 보도부장께 전화해서 6500건 나왔다고 했던 홈페이지 에러같다고 그럴리가 없다고 그러시더군요. 사실 1분에 조회수가 100건씩 증가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거든요.
     얼마전에는 저희 집에 믹서기가 없어서 믹서기를 사러 마트에 갔는데, 트위터에 어떤 믹서기가 좋으냐고 물어보고, 가장 많은 대답이 나오는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해서 좀 비싸지만, 지금까지 후회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6. 기자로서 기사 소재를 찾는 데도 활용도 할 거고, 도움도 많이 되지요?(어떤 사례들..)

     아무래도 업무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할 때가 많습니다. 소재를 찾는 일부터 인터뷰 섭외, 그리고 제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질문, 최종 보도물을 알리는 일까지 트위터가 제게는, 일본 소프트방크의 손정의 회장이 말한, 외뇌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위터를 통해 제보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트위터를 통해 저와 연결해서 이메일로 제보를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춘천에 있다보니까 다른 기자들에게 제보 내용을 전달해주는 일도 많은 편입니다.
     지난번에 배추값이 포기당 만원 이상 할 때, 배추 수확하는 농가를 빨리 섭외해야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때 트위터에 춘천인근에 배추 수확하는 분 찾는다고 했더니 춘천시민 한 분이 얼른 한 농가를 소개시켜주셨고요. 또, 전세 구하기 어렵다는 보도를 준비하는 동료기자가 결혼앞둔 예비 신혼부부 사례를 찾는다고 할 때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부을 섭외해서 소개시켜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트위터를 하면서 국내 대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살피는데도 트위터가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보도의 방향도 가능한 특정 당사자나 공무원, 전문가들만의 의견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관점, 시선이 어디로 향해있는지도 미리 파악해 기사를 쓰기 때문에 시청자의 관심사와 동떨어진 보도보다는 가능한 시청자 입장에서 속시원한 보도를 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7. 트위터를 비롯한 SNS 세상에서는 일반 오프라인에 모르고 있는 일들이 큰 이슈가 되기도 하고, 주류 미디어에서 잘 다루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SNS의 중요성.. 앞으로 영향력..)

    과거에는 사람들이 대중매체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람들끼리 서로 세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심만 쳐다보던 시대에서 바로 옆 사람과 소통을 하면서 중심을 오히려 변방으로 바꿔버리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이번에 구미 단수 사태나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의 경우, 트위터안에서 사람들은 사실을 미리 알고 어느 신문사, 어느 방송사가 사실에 접근해서 보도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려는 시도가 보이면 트위터에서 바로 비웃어버립니다. 제대로 비평한 글이 올라오면 수십만명한테 순식간에 전파가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지적이 바로 여론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팔로어가 적다고 영향력이 적은 것이 아니라,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글이 바로 영향력이라는 겁니다.


    8. 그러면 앞으로 SNS가 기존 미디어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요즘 인기 있는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같은 경우, 사람들이 TV를 보면서 트위터를 합니다. 집에서는 혼자 TV를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TV 보는 트위터 이용자들과 귓속말을 계속 하면서 TV를 시청하고 있다는 거죠. TV를 보지 않고 있다가도 누가 개그콘서트가 재밌다고 트위터를 올리면, 얼른 TV를 켜고 그 프로그램을 같이 시청하며 함께 즐거움을 나눕니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이 그런 공동 시청을 하게 되는거죠.
     얼마전 제가 트위터를 통해 설문조사를 해봤는데요. 뉴스를 어디서 처음 보게 되는지 물어봤는데, 68%가 트위터라고 대답했고, 16%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그리고 8% 가 TV와 신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트위터 이용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라서 트위터가 높게 나온 점도 있지만, 패턴이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트위터를 통해서 소식을 접하기는 해도 결국 MBC에서 봤다, KBS에서 봤다처럼 어떤 매체를 인용해서 알리기 때문에 결국은 그 매체에 대한 신뢰도나 그 매체를 보도록 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거죠. 지난번 연평도 포격이나 일본 대지진, 빈라덴 사망 역시 사람들은 트위터에서 먼저 보고 TV나 인터넷, 신문 등으로 이동한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기존 미디어들이 이런 트위터의 특성을 잘활용한다면, 오히려 시청자나 독자를 유입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9. 박대용 기자는 또 정보 공개 청구도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리는 역할도 하는데, 왜 이런 일을 하는 겁니까?

      정보공개청구는 사실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법이 보장하고 있지만, 정보공개청구라고 하면, 소송을 제기하는 것처럼 굉장히 불편하고 특별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로 생각들 많이 하시거든요. 저도 2008년에 처음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연수를 받고 정보공개청구를 계속 해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하는 것이 바로 정보공개청구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국민이 세금을 내면서 그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알고 싶고 알아야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거든요. 이런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국민이 그런 정보로부터 소외돼 있다면,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도 행정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각종 비리나 부조리를 차단할 수 있고, 세금내는 국민도 그만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죠.
     

    10. 지금까지 직접 정보 공개 청구는 얼마나 하셨나요..(정보 공개된 사례..)

     제가 정보공개청구를 처음 알게 된 것이 지난 2008년 4월이니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3천 2백건 정도 청구했습니다. 하루 평균 3건 정도 청구하고 있는데요.
     국회의원의 연봉이라든가 도지사 시장 군수 업무추진비, 대규모 시책 사업의 집행내역, 회식비, 그리고 지방의회 의장 관용차 가격, 한 달에 기름값은 얼마나 쓰는지,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해 버스를 얼마나 사들이는지, 집무실을 가장 넓게 쓰고 있는 검찰청장은 누구인지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받았습니다.
     한 번은 강원도의회 의장 관용차가 새로 바뀌었다고 하길래 전국 16개 시도의회에 정보공개청구해서 강원도의회 의장 관용차가 배기량도 가장 크고, 가격도 가장 비싸다는 사실을 폭로한 적도 있습니다. 예산 감시를 해야하는 지방의회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었던 셈이죠.

     
    11. 정보 공개를 청구하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까?(방법 소개..)

     과거에는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해야 정보공개청구가 가능했는데요. 5년전부터 인터넷으로도 정보공개청구가 가능해졌습니다. 인터넷 주소가 open.go.kr open 만 외우면 되겠죠. 거기에서 회원가입하고, 해당기관 선택한 뒤, 공개를 원하는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이메일 보내는 방법과 거의 비슷해서 가서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수수료도 10장까지는 200원이니까 비용부담도 거의 없는 셈이죠.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열흘 안에 공개하도록 돼 있고, 비공개나 부분공개를 했을 경우, 이의신청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다시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12. 다른 기자와 달리 SNS를 비롯한 온라인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끝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저는 기자라는 직업을 ‘민주주의 통로에서 일하는 감시자‘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만 알고 있는 고급정보를 국민들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공유하는 일에 보다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국민이 국가기관의 정보를 충분히 알 수 있을 때 민주주의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하지만 뉴스나 기사를 통해서는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정돼 있고,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도 너무 딱딱하고 재미가 없거든요. 그래서 SNS를 통해 국민과 친해지고 싶고, 국민들이 원하는 정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재빨리 그것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내년에 총선과 대선이 있는데요. 그때 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도 관심입니다. 권력과 정보가 얼마나 국민에게 더 분산될 수 있을지 저도 그 속에서 직접 경험하며 느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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