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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입기자는 출입처 파수꾼?
    My World 2009. 2. 19. 12:23

    기자들끼리 묻는 가장 흔한 질문은 "요즘 어디 출입해요?" 입니다.

    출입처가 어디냐는 얘기죠.

    출입처는 곧 그 기자의 레벨이 어느 정도냐를 파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청와대나 시청, 도청 등 상급 기관을 출입하면, 고참급 기자라고 여겨지고,

    법원, 검찰, 경찰 같은 이른바 사건 기자들은 연차가 낮은, 우리식 표현대로 마와리 기자라고 부릅니다.

    출입처 각 기관은 출입기자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관리를 합니다.

    각종 보도자료 제공은 기본이고, 식사, 술 대접까지 다양합니다.

    권력 기관인 경찰들은 기자를 '영감'이라는 명칭까지 써가며, '검사' 대우까지 해주기도 합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권력 감시에 나서겠다는 기자들이 1차적으로 무너지는 이유가 이런 출입처의 지속적인 관리때문입니다.

    기자들은 그래도 출입처 제도를 고수하려고 합니다.

    겉으로는 알권리라고 주장하지만, 속내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들의 출입처는 나와바리라고 해서 다른 출입처 기자들의 취재를 마치 영역 침범이라 생각하고 동물적 감각으로 방어합니다.

    출입처 공무원들도 관리하던 기자들의 이런 반응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다른 기자가 여기 와서 취재해도 되냐" 이런 식입니다. "넌 뭐하냐" 이런 식으로 자극하는거죠.

    출입기자가 출입처를 감시하는 파수꾼이 아니라, 출입처를 외부 기자들로부터 방어해주는 파수꾼이 되는 과정입니다.

    기자들 스스로 감시자 역할을 포기한다면, 국민들은 기자들에게 감시자 역할을 부여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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