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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을 강요하는 조직문화...
    My World 2009. 3. 15. 16:42
    얼마전 서울MBC에 계신 선배 한 분이 춘천MBC를 방문하셨습니다.

    그분은 글을 어떻게 올리게 됐는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근처 온 김에 찾아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제게 메일을 주시거나 전화를 주신 분들은 많았지만, 직접 찾아오신 분은 처음이라서 동지애도 느꼈고, 그 분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그룹웨어를 통해 글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한 저의 대답은 항상 일관됩니다.

    "조직내 깔려 있는 침묵의 문화를 깨고,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침묵은 조직을 썩게 하는 암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MBC가 가진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겠지만, MBC를 한 걸음 더 나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요인이 저는 침묵의 조직문화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보가 특정인에 고여있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금기시된 상황은 독재의 문화와 비슷합니다.

    저는 이런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다소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잠자고 있는 구성원들의 표현욕구를 자극하려고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정권과의 투쟁과 위기를 예상해 지난 2007년 One MBC(단일법인화)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새롭지도 않고 다 알고 있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들일 뿐이었습니다.

    다 알고 있으니 이제 실천해보자고 독려한 결과는 예상대로 침묵이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침묵이란 두건을 쓴 '뒷담화' 였습니다.

    음해성 루머, 사실 조작, 인격 모독... 등 최진실이 왜 자살했는지 공감가게 만드는 각종 루머들이 제 귓전에 들려왔습니다.

    얼마나 그럴싸했으면, 저를 믿어왔던 동료들까지 진위를 물어볼 정도겠습니까.

    대부분 출처 불명이지만, 출처가 예상되는 곳이었고, 일부는 출처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나서면 죽는다'는 식의 금언이 MBC 조직문화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현실화되는 것이구나 실감나게 만듭니다.

    2007년에는 절필을 선언했지만,

    2009년에는 더욱 직필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못난 사람들이 MBC를 병들게 하는 일을 막지 않으면,

    선하고 유능한 일꾼들이 MBC를 떠나게 될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못난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안위를 보장해주겠지만,

    나머지 선한 일꾼들에게는 가랑비에 온몸이 젖듯 회사에 대한 실망과 좌절로 방황하게 만들겁니다.


    더이상 침묵을 강요하는 문화에 무릎꿇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를 상대로 갖가지 악성루머를 생산하시느라 바쁜 분들에게 경고합니다.

    "제가 두렵지 않으시다면, 정정당당하게 한 판 붙읍시다!"

    그럴 자신 없으면, 후배 가슴에 못박는 일 그만 두시고,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일보다 회사의 안위를 지키는 일에 10%만 더 열정을 쏟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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