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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은희 보도를 한 뉴스타파에게 돌을 던진 분들에게
    YES WE DID/뉴스타파 2014. 8. 6. 06:05

    선거가 끝났네요.


    이제 말을 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거기간중에 이런 얘기를 하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수도 있고, 또 싸움구경 하듯 바라보는 언론들에게 기사거리를 제공하게 될까 우려되었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 보도와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권은희 후보의 당선을 희망했고,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것을 보고 안도를 했었습니다.


    우선 많은 후보들 가운데, 권은희 후보를 뉴스타파가 왜 보도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실겁니다.


    이번에 권은희 후보를 보도한 기자들은 과거 KBS 탐사보도팀에 있을때부터 고위 공직자 재산검증 경험이 많은 뛰어난 기자들입니다.


    일부에서는 뉴스타파가 부채를 누락했다거나 보도에 실수가 있었다고 하지만, 중앙선관위에서도 밝혔지만, 오보, 즉 사실을 잘못 파악해서 기사를 쓴 부분은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만일 오보가 드러났다면 뉴스타파가 먼저 사과했을 것이고, 중앙선관위에서도 정정보도결정을 내렸을테니까요.


    뉴스타파가 권은희 후보를 취재하게 된 것은 7.30 출마후보들의 재산신고자료가 공개되고 나서 자룔르 검토하던 중 권은희 후보의 재산신고자료에 권후보의 집이 누락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재산이라고 하면, 사는 집과 자동차, 그리고 약간의 땅이 일반적인데, 권후보는 집이 재산신고자료에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남편 소유의 주식인 스마트에듀와 케이이비앤파트너스가 있다고 신고가 돼 있는데, 스마트에듀는 교육벤처업체로 보이고, 케이이비앤파트너스는 재산신고자료에는 케이티비엔파트너스라고 잘못 기록돼 있었습니다. 케이티비앤파트너스라는 이름으로 찾으면 권후보측 재산을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재산신고과정의 실수로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허위기재에 해당됩니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뉴스타파 취재진들이 더욱 정밀하게 취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뒤, 중앙선관위에서 불법신고가 아니라고 발표하면서 뉴스타파 보도가 마치 불법이 아닌데 불법인 것처럼 보도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뉴스타파 당시 보도를 보면, "현행법상 거래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의 경우 액면가만 신고해도 되는 재산공개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라는 대목과 "권은희 후보측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급하게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불찰이었다며, 현행 선관위 신고 절차와 규정을 따랐을 뿐 재산 축소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보도가 나갈 당시에 이미 불법신고가 아님을 표시했지만, 보도 후에 중앙선관위의 발표로 마치 뉴스타파가 오보나 실수를 한 것처럼 알려지더군요.


    재산규모를 법적으로 신고할 때는 당연히 부채를 포함해서 합산액을 쓰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5억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할 때, 만일 은행에 3억 정도 빚이 있다고 해서 2억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시가가 5억 정도 되는 아파트에 살면, 그 아파트의 가치는 5억 정도라고 보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마치 부채를 파악하지 못해 자산을 부풀린 것처럼 알려지는 것 역시 보도의 뜻을 잘못 해석했거나 프레임을 바꿔서 보도 내용을 반박하기 위한 논리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뉴스타파가 전문가의 자문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 역시 말이 안됩니다. 전문가가 보도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문을 받지 않고 아무렇게나 기사를 쓰지는 않습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김어준의 파파이스 해당 방송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뉴스타파에 인터뷰를 했던 회계사가 김어준 파파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뉴스타파 보도를 폄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김어준 파파이스에서 회계사가 말한 부분 가운데 일부만 편집해서 방송했고,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의 인터뷰는 빠졌다는 것도 알게 됐고, 회계사 역시 뉴스타파 시청자의견 게시판에 본인의 입장을 정리한 글을 남겼습니다.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본인의 판단으로 뉴스타파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말릴 수는 없지만,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기사가 되느냐 안되느냐를 갖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은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뉴스타파를 보지 않고 다른 언론에 인용된 기사만 보고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말하고 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뉴스타파를 인용한 기사들 역시 권은희 후보측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박자료만으로 기사를 쓰고, 정작 이해당사자인 뉴스타파에는 어떤 기자도 권후보측 입장에 대해 뉴스타파의 입장이나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뉴스타파가 보도를 했던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서도 직접 취재를 해보지도 않고 권후보측 얘기만으로 기사를 쓰는 것을 보고 세월호 이후 우리 언론이 달라진게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선거 결과를 보고 뉴스타파때문에 야당이 참패했다는 얘기도 있고, 뉴스타파가 조중동과 새누리당에게 야당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뉴스타파가 어느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대변하지 않는 것으로 비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얘기입니다. 저는 뉴스타파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뉴스타파가 어느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뉴스타파가 처음 설립될 때부터 끊임없니 강조하고 있는 '진실'. 뉴스타파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분들은 진실을 알고 싶으실 거라 지금도 믿고 있고 제작진들도 진실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사과할 일이 있으면 당연히 해야할 것입니다. 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내린 결정은 '주의'입니다. 선거운동기간 민감한 시기에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정정보도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권은희 의원측 남편이 대표로 있는 2개 법인의 제무재표를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제출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뉴스타파 보도 내용이 맞는지 권은희 후보측 주장이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사과나 정정보도 얘기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겁니다.


    권은희 후보 남편을 왜 인터뷰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당사자인 권은희 후보 남편을 인터뷰해야겠지만, 권은희 후보가 공인인데 반해, 권은희 후보의 가족인 권후보 남편을 공인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취재진의 판단이었습니다. 만일 권후보 남편을 직접 인터뷰했다면 많은 분들이 후보 가족을 왜 괴롭히냐고 도덕적인 비난을 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권후보 남편이 뉴스타파 보도 이후 SBS와 인터뷰를 한 기사를 보고 뉴스타파에서도 권후보 남편에게 연락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권후보측은 거절했습니다.


    뉴스타파가 이번 선거기간 동안 왜 권은희 후보만 보도했냐고 물으시는 분들은 뉴스타파를 안보시는 분들일 겁니다. 뉴스타파는 7월 22일 새누리당 김제식, 김용남 후보의 재산검증보도를 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뉴스타파의 권은희 후보 보도만 인용하면서 뉴스타파가 마치 권은희 후보만 보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국민의 알권리에는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 특히, 뉴스타파는 99% 시민을 위한 탐사보도를 하겠다고 선언한 곳입니다. 국회의원은 대한민국 기득권 1%에 해당되는 권력층이고, 그 후보 역시 뉴스타파의 감시 대상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권은희 의원이 내부고발자로서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점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권후보를 인터뷰한 기자 역시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고, 권후보의 반론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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