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성명) 방문진의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지 말라언론/MBC 2009. 10. 13. 19:35방문진이 MBC 경영에 대한 간섭을 넘어, 프로그램에 대한 간섭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방문진의 김광동 이사가 <시사매거진 2580>과 <뉴스 후>,등 MBC 시사프로그램이 비슷하다며 프로그램의 통폐합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이사는 2007년부터 방송됐던 시사 프로그램의 공통 아이템을 언급하면서 삼성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과 뉴타운 문제, 한미 FTA, 비정규직문제 등을 그 예로 제시했다.
우리는 방문진 이사가 내뱉는 상식 이하의 발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김 이사는 해당 프로그램을 제대로 보기는 한 것인가? 시사 프로그램에 담긴 다양한 내용과 시각은 언급하지 않더라도 3개 프로그램이 2년 6개월 동안 방영한 수백회의 프로그램 가운데 아이템이 비슷한 몇 개를 골라 적시하고 이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생각은 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것인가 되묻고 싶다.
김 이사의 생각대로라면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뉴스도 통합해야하고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드라마는 물론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예능프로그램도 모두 통합해야 한다. 김 이사는 나아가 중요 이슈를 공통으로 다루는 방송사나 신문사도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김 이사가 과거 언론 통폐합을 주도했던 전두환 군사정권의 안기부장 출신인 안무혁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했었고, 지금도 안무혁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 극우단체의 부원장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크게 놀랄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일단 방문진 이사로 선임이 됐으면 그에 맞게 일을 해야지 여전히 극우단체 일원이나 정권의 홍위병 수준의 말을 내뱉어 방문진의 위상을 떨어뜨려서는 안될 것이다.
더욱이 MBC는 프로그램 제작과 경영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방문진이 MBC의 경영문제와 관련해 간섭을 하는 것도 방문진법의 범위를 넘어 수렴청정(垂簾聽政)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에 프로그램에 대한 간섭까지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지켜야할 선을 한참 넘은 것이다.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의 성과로 이뤄진 방문진법은 그 제정이유에 대해 ‘MBC 주식을 정부와 외부의 간섭 없이 운영함으로써 문화방송의 공정성과 독자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MBC를 지키는 사명을 가진 방문진 이사가 계속 경영과 프로그램에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우리는 김 이사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2009년 10월 12일
문화방송 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