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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신보도지침까지 내리는가?
    언론/MBC 2009. 11. 26. 20:14
    [지역MBC 노동조합 성명서]

    이제는 신보도지침까지 내리는가?

    11월 25일 대구MBC에서 열릴 토론방송을 앞둔 23일 MBC 엄기영 사장은 19개 지방MBC 계열사 사장들에게 "지역사 토론 방송 로컬 할애요청 조건부 승인"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번 특집토론이 공정성과 균형성을 잃을 우려가 있으므로 '조건부로' 승인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역사에서 특집제작을 위해 로컬 할애요청을 하면 관례적으로 승인하는 것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인 조건부 승인을 받아든 '지방 계열사'들은 입맛이 쓰다.

    그 신보도지침의 내용을 좀더 들여다보자. "이번 특집토론은 지역과 지역방송 발전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아직 본사와 지역사간에 의견 합의가 안된 민감한 쟁점이 포함돼 있으며, 토론 내용에 지역 방송사 중심의 의견만이 일방적으로 반영될 경우 공정성과 균형을 잃을 우려가 있습니다" "본사와 19개 지역사가 지난 11월 13일 미디어렙 개편에 관한 협정(방송광고 판매제도 개선을 위한 협약)을 어렵게 타결시킨 시점에서 본사와 19개 지역사간의 서로 다른 견해가 전파를 통해 돌출적이고 일방적으로 전달되면 향후 도입된 미디어렙 체제에서 MBC네트워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습니다."

    서울MBC가 어렵게 타결시켰다고 말하는 '지난 11월 13일 미디어렙 개편에 관한 협정'은 지역MBC 전체의 동의안이 아니다. 서울MBC 경영진과 지역MBC 사장들이 합의한 것이다. MBC 전체의 파이 확대를 주장하며, 1사 1렙 체제를 전제로 하여 서울MBC 경영진이 지역MBC 사장들을 통해 합의했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는 MBC 네트워크 협약은 전체MBC 구성원의 뜻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서울MBC 경영진은 이번 미디어렙 논의 과정에서 MBC 전체의 물적토대 확대를 주장했지만, 지역MBC 전체를 껴안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지역MBC를 재편하려는 의도를 숨긴 채, 서울을 향해 해바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지역MBC 사장들과 합의해 "이건 전체MBC 구성원들의 뜻"인 양 대외에 공표한 것이다.

    지역MBC 노동조합은 분명히 밝힌다. 여야 모두가 제한적 경쟁체제를 토대로 한 미디어렙 법안을 내고 있는 이 시점에, 공영방송 MBC의 미디어렙 선택은 한 길이어야 함을. 여야 의원들 모두가 MBC의 물적토대를 확실하게 공영존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에 반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서울MBC는 "MBC는 하나"라고 주장하지만 지역 19개사를 재편의 대상 또는 서울MBC 콘텐츠의 송중계소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보기 바란다.

    지역MBC 구성원들은 이번 '지역사 토론방송 로컬 할애요청 조건부 승인'에 담겨있는 문안 하나하나에서 서울MBC 경영진의 비뚤어진 시각을 읽는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MBC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위해 마련된 장이 아니다. MBC 뿐 아니라 여러 방송사들의 물적토대를 결정할 미디어렙 논의 중심에 있는 여야의원들의 생각을 듣고, 지역방송에 대한 애착을 가진 분들을 초청해 지역방송의 미래를 고민하고 토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일 뿐이었다. MBC 경영진이 왜 그렇게 '공정성'과 '균형'을 우려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역방송은 최소한의 공정성과 균형을 지키지 않을 거라 넘겨짚는다면 큰 오산이다.   
    지역MBC가 그동안 여론 다양성, 공공성, 민족문화의 뿌리를 살려온 노력을 잊지 않기 바란다. 그것이 MBC 전체의 힘이었음을 잊지 않기 바란다. 그걸 잊으면 서울MBC와 지역MBC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다.  

    2009년 11월 26일
    MBC본부 19개 지부 노동조합
    강릉MBC, 광주MBC, 대구MBC, 대전MBC, 마산MBC, 목포MBC, 부산MBC, 삼척MBC, 안동MBC, 여수MBC,
    울산MBC, 원주MBC, 전주MBC, 제주MBC, 진주MBC, 청주MBC, 춘천MBC, 충주MBC, 포항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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